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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민과 마음관리

남편에게 의존적인 시어머니, 어디까지를 효도로 이해해 줘야 하는가?

연애할 땐 몰랐다.

따뜻하고 곰 같은 우리 남편.

사실 더 어릴 때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도 많이 만나봤지만,

나이 먹을수록 착한 남자가 좋더라.

결혼만 하면 모든 게 행복할 줄 알았다.

우리 둘이 오순도순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며 삶을 꾸려나가는 게.

근데 여자 문제가 있을 줄이야...


내 경쟁자는 시어머니

그녀는 참 러블리한 분이었다.

결혼 전에 집에 놀러 가면 항상 웃으며 반겨주고, 조금 아이 같긴 하지만 귀엽고 쿨하고.

그런데 남편과 결혼하고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보니 상황이 달라졌다.

남편은 일찍 돌아가신 시아버님을 대신해서 어머님을 챙기며 살아가는 효자였고,

시어머니는 그런 아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딸 같은 사람이었다.

남편은 매일 저녁 시어머님과 1시간씩 통화를 하고, 소득의 절반을 용돈으로 가져다드린다.

없는 살림에 육아까지 하고 있는데, 전세마저도 좋은 학군이 있는 지역에 구하기 어렵다.

답답한 마음에 남편을 어떻게든 앉혀놓고 얘기해 보려 했다.

화도 내보고, 한탄도 해보고, 회유도 해보고.

근데 시어머님 문제는 남편에게 발작을 일으킨다.

그에게 나는 가족을 와해시키려는 심술궂은 욕심쟁이일 뿐인 것 같다.

 


 

누가 맞을까? 누구의 잘못일까?

나는 너무도 당연하게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데,

상대방은 너무도 뻔뻔하게 이 상황을 당연스럽게 여긴다면

기가 차면서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게 되죠.

내가 이상한 거야? 아닌데, 이게 분명 정상은 아닐 텐데?

부부관계와 시댁 갈등은 철학이나 윤리 문제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아요.

복잡한 건 다 제쳐두고 가족이 우선이라고 해도,

결혼한 두 사람에게 '가족'이라는 범위가 확장된 거니까요.

그렇지만, 아무리 이해심을 발휘하려 해도

어떤 기준에서 보나 나와 아이에게 소홀한 건 견디기 힘들죠.

"그럴 거면 결혼하지 말고 평생 부모님이나 모시면서 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대화가 안 통하는 상황에서 슬기로운 해결책이 있을까?

이 상황에 부딪힌 부부라면, 답답함을 호소하기 전에 이미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셨을 것 같아요.

몇 년간 결혼생활을 통해 스스로 터득한 갈등 대처 방법과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답이 없는 것 같아 더 답답한 상황도 있죠.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하긴 어려울 테니, 문제를 작게 나눠서 하나씩 바꿔보면 어떨까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룬 만큼, 도저히 좁혀지기 어려운 차이가 많을 테니까요.

협상으로 접근해 보자

부부관계는 이상적으로 무한한 신뢰와 배려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관계이겠지만,

좁혀지지 않는 차이는 결국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Win-win과 우선순위화

둘 모두가 이득을 볼 수 있는 선택은 없을까요?

이를테면, 남편이 시어머니에 대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용돈'으로 채우려는 거라면,

그리고 만약 나는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너무 고단하다면,

시어머니와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 아이도 종종 부탁드리고 남편도 자주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요.

그런데 그런 이상적인 해결 방법이 없다면, 나에겐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게는 덜 중요한 건 없을까요?

나에겐 경제관과 저축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고, 남편에게는 효도의 문제라면,

남편의 생활비를 조금 늘려서 그 안에서 부모님 용돈을 알아서 정하게 하고,

남은 자금으로 저축과 재테크를 하는 거죠.

결국 중요한 건 나와 상대방에 대한 이해

손쉬운 해결책이 있었다면 진작에 했겠죠?

그러지 못하고 의견차가 이어지고 있다는 건,

나 스스로도,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서도,

정확히 어떤 카드를 쥐고 있고 어떤 카드를 원하는지 더 깊게 탐구해 봐야 할 수도 있다는 거겠죠.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뭔가요?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뭔가요?

당신에겐 남편의 경제관념으로 인한 미래의 불안감이 가장 문제인가요?

아니면 본인이 꾸린 가족에겐 소홀하고 부모님만 챙기는 것에 대한 감정적인 원망이나 배신감?

혹은 대책 없이 퍼주기만 하는 남편에 대한 답답함?

그것도 아니라면 나보다 시어머니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느껴지는 질투심?

복합적일 거예요.

많은 부부들이 해결하지 못한 채 참아가며 살아가는 부분이기도 할 거고요.

그래도, 그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간단명료해질 수 있다면,

어쩌면 그게 도돌이표 같은 남편과의 대화에 새로운 등불이 되어줄지도 몰라요.


 

 

인생의 동반자

가끔은 원수 같은 우리 남편.

비온 뒤 땅이 굳지 않고 더 불안정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저 긴 여정의 짧은 굴곡일지도 몰라요.

언젠가 늙어서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이 모든 고난과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내 편이라면

그것만으로 삶이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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