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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고민과 마음관리

연인과의 연락 문제- 나는 왜 자꾸 을이 되어갈까?

나는 쿨하다.

어렸을 때는 조금 감정적일 때도 있었지만,

과거 이별들의 상처가 단단하고 질긴 피부가 되었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그랬던 내가, 상대방의 카톡에 따라 울고 웃는다.

분하고, 서럽고, 짜증 나고, 황당하고.

바쁜 건 이해하는데, 화장실 갈 때라도 잠깐 연락할 수 있는 거 아냐?

이성과 술자리에서 틈틈이 연락하는 건 연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 아니야?

연애 초기에는 나에게 모든 걸 맞추던 그는 귀찮을 정도로 카톡을 많이 했다.

새벽에는 밤새도록 통화로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다 핸드폰을 손에 쥔 채로 잠들기도 했다.

그랬던 그와 나는 연락 문제로 다투고 있다.

매일 걸려오던 전화는 회식 때문에, 친구와의 술약속 때문에, 피곤함 때문에 하루씩 그 빈도가 적어진다.

보고 싶다는 카톡을 보내도 세 시간 후에야 "점심 먹는 중"이라고 답변이 오기도 한다.

난 다른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고,

나도 내 친구들이 있고 내 꿈이 있고 내 일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점점 이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게 되고, 아이처럼 보채게 된다.

웃긴 건, 이 모든 게 매번 연애에서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는 거다.

내게 질린 걸까? 권태기인가?

소홀해진 거다.

한 마디로, 상대방은 당신에게 맞추기 위해 스스로를 바꾸던 노력들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는 거다.

연애 초기에 모든 게 완벽하게 맞는다고 생각했던 우리 둘은

사실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나는 초콜릿을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단 걸 싫어하고,

나는 계획 없이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철저한 계획에 따르는 걸 좋아하고,

나는 전시회를 보러 가는 것이 좋은데 상대방은 게임하는 걸 좋아하고.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를 상대방에게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확증편향적 사고 과정에 따라 서로가 잘 맞는 모습들은 눈여겨보고 다른 부분들은 기억하지 않고.

연애 초기의 설렘과 강렬한 감정들이 사그라들면서 둘은 서로 각자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간다.

어쩌면 연애 초기에 매일 새벽까지 통화하던 그는

통화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통화를 하면서 신나서 재잘거리는 당신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것 아닐까?

본래의 모습으로의 회귀본능은 어쩔 수 없다.

익숙함에 속아 상대방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자기중심적으로만 행동한다면

그건 연애의 좋은 것들은 다 챙기고 귀찮은 건 다 무시하고 싶은 아이 같은 생각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원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서로에게 편한 존재가 되는 건,

어쩌면 안정적인 관계의 비결일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연락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연락의 빈도가 연인으로써 가장 중요한 '연결감'을 준다?

연락이 뜸해지는 건 애정이 식었다는 징표이다?

그냥 더 자주 보고 더 얘기하고 싶은 건가?

사람마다 원하는 연락의 빈도도, 연락의 의미도 다르다.

심지어 어떤 사람과 만나는지에 따라 내 성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당신에게 카톡과 전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건 나에게 연인으로써 꼭 지켜야 하는 10가지 안에 들어가는 사항인가?

의지력의 총 한도와 80:20 파레토 법칙

사람의 의지력에는 총한도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귀찮지만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 것,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는 것,

오후에 달달한 게 땡기지면 늘어가는 옆구리살을 생각하며 군침만 꼴깍 삼키는 것

모두 의지력을 소모하는 행위이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오고, 완전히 다른 생황방식을 영위하던 두 사람이 만나기 위해서는

원래 내 모습의 형상을 조금씩 깎아나가서 서로에게 온전히 맞는 퍼즐이 되어야 한다.

상대방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건 사랑이 아니라 욕심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상대방에게 꼭 부탁할 몇 가지 안에 연락이 들어가는가?

 

퇴근하면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누워있는 걸 좋아하는 상대방에게

퇴근 후 5분 단위로 카톡을 해달라고 하는 건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

그렇지만 분명히 당신에게는 조금 더 중요하면서(당신에게는 80%),

상대방에게는 비교적 쉬운(상대방에게는 20%)인 변화들이 있을 거다.

이런 부분들을 찾아가는 게 장기적 연애에 들어서면서 '서로에게 맞춰간다'는 것 아닐까?

연락이 애정의 징표라면, 연락이 뜸한 대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아름다운 이벤트를 해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

연결감이 중요한 거라면, 끊이지 않는 카톡 대신 점심시간과 퇴근길에 잠깐씩 통화를 하는 건 어떨까?

이성과 술 마실 때만이라도 한 시간에 한 번은 생존신고를 해달라고 하는 건 어떨까?

수용과 인내는 한 끝 차이

그럼에도, 연락 문제가 당신을 힘들게 한다면, 그건 힘든 게 맞다.

당신에게는 연락이 그렇게 중요한 거니까.

연애 중에는 어디까지가 배려이고, 어디까지가 참아내는 건지 불분명해진다.

중요한 건 당신 마음이다.

너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퍼즐 조각이 맞지 않는다면,

내 모양을 칼로 도려내는 것 이전에 이 조각과 이어지는 게 꼭 필요할지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연애에서의 성격궁합

비슷한 사람과의 연애는 편하고 다른 사람과의 연애는 설레는 경향이 있다.

결국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연애에서의 성격궁합 또한 '적절한 정도'가 필요한 것 같다.

적당히 다르고, 적당히 비슷하고.

과거 모든 연애들에서 내가 연락 문제로 항상 을이 되고 집착하는 사람이 되었어도

어떤 사람과는 이 문제를 전혀 겪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그 사람과는 다른 문제들을 겪겠지만.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판단하고,

상대방의 다름을 내가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애에서의 과업인 것 같다.

아픈 만큼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겠죠?

그렇지만 당신이 너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함께하는 일상의 감정훈련, 42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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